우리동네옛이야기
서초구 서초동
중전마님
2019. 7. 25. 21:54
'雪中綠草(눈 속에 난 푸른 풀)' 달여먹고 자손 번성해 이룬 곳
세종의 넷째 아들 임영대군의 13대 손 이경운은 마흔이 되도록 후손을 얻지 못해 고민이 많았다.
고향인 '장안말'에 내려가 선산을 돌보게 된 그는 조상의 묘 앞에서 후손을 기원하는 백일기도를 드렸다.
그러던 마지막 날 백발노인이 나타나 "호랑이를 타고 안산에 가면 눈 속에서도 푸른 자태를 자랑하는
설중록초(雪中綠草)가 있는데, 이를 달여먹어라"라고 말했다. 그 풀을 찾아 달여먹은 그는 자손이
번성해 한 마음을 이루게 됐다. 그 후 사람들은 이 마을을 "설이초리(雪裏草里)"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서리풀' '상초리'로 바뀌었다가 지금의 서초동(瑞草洞)이 됐다.
서초구 서초동은 풍수적으로 선인독서형(仙人讀書形) 지형으로, 인재가 많이 배출되는 곳으로 알려졌다.
터 자체가 평화롭고 목가적인 분위기다 보니 예부터 유명한 인물들이 많이 나고 또 묻혔다.
임영대군의 후손이 모여 산 '장안말'은 현재 삼풍아파트단지 남쪽이다. 법원단지와 그 남쪽 일대는 조선 태종 때
예문관 대제학을 지낸 정역과 그 후손들이 모여 살아 '정곡'으로 불렸다. 서초구청 뒷산에는 조선 개국 공신
정도전의 묘로 추정되는 자리가 있었으며, 강남역사거리 일대에는 정도전의 아들 정진의 묘가 있었다고 한다.
미래의 서초동은 전망이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타운이 들어서며 업무 중심지로 새로 태어난 이후 인근에 롯데타운까지 들어설 예정이기때문이다.(이혜운기자)
2010년 3월19일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