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장모.홍석현 중앙일보회장 모친,김윤남여사별세

중전마님 2020. 11. 16. 16:01

"죽을 때 가져갈 건 積功(적공)뿐"......겸양 갖춘 신앙인

 

홍석현 중앙일보 JTBC 회장의 모친이며 이건희 삼성전자회장의 장모인 김윤남(90) 원불교 원정사(圓正師)가 5일 오전 11시 서울 삼성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김씨는 원불교 고위 지도자인 종사(宗師)였으며

법호는 신타원(信陀圓), 법랍은 50년 3개월이다. 원불교에서는 종사가 별세하면 명칭이 원정사로 바뀐다.

고인은 1924년 전남 목포에서 훗날 조흥은행 전무를 지낸 고(故) 김신석의 1남1녀 중 외딸로 태어났다.

이화여전(현 이화여대) 3학년이던 1943년 당시  전주지방법원 판사로 재직 중이던 고(故) 홍진기

전 중앙일보,동양방송 회장과 결혼했다.

고인은 1962년 친척이 선물한 원불교 교전을 통해 원불교에 입문한 뒤,평생 한결같은 신심으로 신앙생활을

한 것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홍진기 전 회장 평전 '이 사람아, 공부해'에는 고인이 "내가 죽을때 가져갈것은 '적공(積功) 보따리' 밖에 없다"는 말을 늘 되풀이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52세 때 만성간염이 발병해 7년을 투병하면서도 원불교 핵심 교리가 담긴'일원상(一圓相) 서원문(誓願文)'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50차례

이상 독송하는 등, 끊임없는 수행과 정진을 통해 병을 극복했다.

원불교 측은 "세상 일이 자기 뜻에 맞을 때나 어긋날 때나 늘 변함없는 기도 일념으로 사셨다. 사사로움이

 없는 마음, 적이 없는 후함, 자기를 낮추고 마음을 내려놓는 겸양을 모두 갖춘 보살로 주위의 칭송을 받았던 분"이라고 했다.

고인의 신심은 주변도 감화시켰다. 홍 전 회장과 여섯 자녀가 차례로 원불교 교도가 됐다. 이런 모범적신앙생활로  고인은 1988년 9월 대호법(大護法) 법훈(法勳. 원불교 훈장)을, 1991년3월 출가위(出家位) 법위와

함께 종사(宗師) 법훈을 받았다. 출가위는 지금까지 원불교 재가 교도가 오른 최고 법위이다.

원불교 해외 교화에도 관심을 기울였던 고인은 2011년 원불교의 미주 총부 법인 원달마센터(Won Dharma

Center)설립 후원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평소 장학사업에 뜻을 가졌던 홍진기 전 회장과 함께 '인혜장학회'를 세우고 후학 양성에 힘썼을며, 홍 회장

사후에는 남편과 자신의 법호 머리글자를 딴 '국신(國信)장학회'를 설립해 인재 육성에 더욱 공을 들였다.

유족으로 홍라희 삼상미술관 리움 관장, 홍석현 회장, 홍석조BGF리테일 회장, 홍석준 보광창업투자회장,

홍석규 (주)보광 회장, 홍라영 삼성미술관 리움 총괄부관장  등 4남2녀가 있다.

장례는 원불교 교단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17호실, 발인은 8일 오전7시30분.(이태훈기자)

조선일보 2013년6월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