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지붕, 티베트
세계의 지붕, 티베트
티베트는 평균 고도 4900m, 지구상 육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세계의 지붕으로 불린다. 현재 중국이 지배하고 있지만 여전히 쉽게 여행할 구 없는 신비의 당으로 새로운 세계를 동경하는 여행자에겐 꼭 가고픈 여행지가 바로 티베트이다.
티베트는 분명 아름답지만 세계적인 절경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금단의 땅에서 외부 세계와 단절되어 살아가는 티베트 사람들의 삶과 티베트 상징인 포탈라궁 그리고 해발 5500m 위치한 에레베스트 베이스캠프에서 세계 최고봉 8849m 에베레스트 정상을 직접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은 티베트 여행 만의 특별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6년전 티베트를 찾았을 때의 풍경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히말리야 높은 고봉 아래 파란 호숫물이 설산을 거울처럼 비추고, 눈이 시릴 정도로 맑고 푸른 티베트 하늘 아래 척박하고 가난해도 순수한 티베트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특히 천진난만하고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모습이 여행지에서 돌아와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리움으로 간직되어 꼭 한 번 다시 찾아가고픈 여행지로 가슴에 남았다.
'하늘열차'를 타고 티베트까지!
티베트 여행 준비를 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중국 입국 비자와 별도로 티베트 입국 허가증 일명 티베트 퍼밋(Tibet Permit)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허가증이 있어야 티베트 입국이 가능하고, 입국해서도 개인의 자유여행이 일체 허락되지 않는다. 지금은 2006년에 개통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을 운행하는 일명 '하늘열차'라고 불리는 '칭짱열차'를 타면 북경에서 48시간 만에 티베트 수도 라사까지 도착할 수 있다. 청두, 상해, 충칭에서도 티베트 수도 라싸까지 항공편이 운행되고 있어 이전보다 티베트 여행이 쉬워졌다고 한다. 나는 쓰촨성 청두에서 티베트 입국 허가증을 받아 항공편으로 라싸에 들어갔다. 청두에서 티베트 퍼밋 발급을 기다리는 동안 운난성에서 유명한 구채구, 리장고성, 메리설산, 차마고도의 호도협 그리고 샹그리라 등을 여행했다.
금단의 땅, 티베트
라싸 도착 첫날 저녁 식사 후 7박 8일간 티베트를 같이 여행할 일행들과의 짧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는데 호주인 부부, 캐나다인 모녀, 스웨덴과 스페인에서 온 젊은 청년 그리고 우리를 포함한 8명이 함께 여행을 하게 되었고, 가이드는 라싸대학 4학년으로 영어가 능통하고 밝은 표정의 티베트 출신 여학생이었다. 가이드가 가장 먼저 일행에게 부탁한 것은 여행 중 정치적인 질문이나 이야기는 자제해 달라는 것이었다. 특히 티베트 독립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어로서 절대로 해선 안 된다고 일러주었다. 그리고 8일 동안 이동하는 미니밴 차량 내부에는 외국인 여행자를 감시하는 CCTV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고 귀뜀해 주었다. 다음 날, 우리는 포탈라궁을 시계 방향으로 돌며 수행하는 수많은 순례자를 따라 티베트의 상징 포탈라궁에 올라 라싸 시내를 조망했다. 티베트인의 삶은 종교와 일체가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난해도 오랜 전통과 관습은 잘 이어지고 지켜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중국 정부가 티베트를 중국과 동질화시키기 위해 막대한 자본으로 라싸역 근처에 대단위 신도시 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한족들의 대이동을 바라보는 티베트인들의 차가운 눈빛이 무언의 저항으로 느껴졌다. 여해지 이동 중 수시로 차량 검문과 검색이 있었지만 외국인 여행객 차량이라 큰 불편을 겪지는 않았다. 티베트 여행 중에는 고산병을 조심해야 한다. 해발5500m의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는 모두가 고산병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산소통에 의지하며 설산 아래서 고통의 힘든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라싸에서 멀지 않은 남목조 호수는 해발 4000m의 호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맑고 아름다워 때 묻지 않은 티베트 풍광이 잘 지켜지길 바라는 마음이 앞섰다.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티베트는 분명 험준하고 척박한 땅이지만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척박하고 험준하지는 않다. 99섬을 가지고도 100섬을 채우기 위해 가난한 사람이 가진 1섬을 뺏으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탐욕과 이중적인 우리의 삶을 잠시 뒤돌아보며 진정한 인간의 행복이 무엇인지 스스로 통찰해볼 수 있는 여행지가 바로 티베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금단의 땅 그리고 세계의 지붕 아래 살아가는 순박한 사람들, 특히 잊을 수 없는 아이들의 맑은 눈동자를 뒤로하고 티베트 여행을 마치는 날 일주일을 함께한 캐너더 모녀가 "Hope see you again(다시만납시다)!" 라고 작별 인사를 나눌 때 유명한 티베트 속담인 "내일이 먼저 올지 저승이 먼저 올지 아무도 모른다"로 답한 티베트 가이드의 작별인사가 인상적이었다. 언젠가 티베트 여행이 좀 더 자유로워지고 세상과 닫힌 금단의 문이 활짝 열리면 다시 한 번 찾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양서면복포2리조합원)
40여년 전 D건설에 근무 중 중동현장으로 발령
첫 해외행 비행기에 몸을 실고...
함께 생활하였던 옛 직장 동료의 글이 등재되어
그 책을 보내어 올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