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12월3일, 행복한 날의 기록
2022년 12월 3일, 행복한 날의 기록
2022년 12월 3일 0시, 우리나라와 포르투갈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가 열렸습니다. 실날 같은 희망을 품기는 하였으나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의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습니다. 실제로 후반전 마지막 까지 1:1의 팽팽한 잡전이 진행되어 16갈전에 출전하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팀의 경기력은 그 어느 때보다 향상되었고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였기 떼ㅐ문에, 설사 경기가 그대로 끝나더라도 선수들에게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후반 추가 시간에 손흥민 선수의 70여 미터 폭풍 질주에 이은 환상적인 패스가 황희찬 선수에게 연결되어 마침내 역전승을 거두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는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과 한마음으로 응원을 보낸 국민에 대한 하늘의 선물이었습니다. 밤이 깊었지만 관련 소식들을 더 들으며 승리의 여운을 즐겼습니다. 그 가운데 가나오ㅏ의 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이날 경기에서 벤치에 앉을 수 없었던 벤투 감독을 다시 벤치에 모시고 경기를 할 수 있게되어 너무나 좋다는 취지의 손흥민 선수의 곱고 바른 심성이 그대로 묻어났습니다. 그에 비하면 코너킥을 선언하고 바로 경기를 종료시켜버린 것에 항의하였다고 벤투 감독에게 레드카드를 내민 가나전의 심판은 배려심과 침을성이 부족한 인물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보니 밤사이는 눈이 내렸습니다. 우리에게 축하를 보내는 서설(서설)처럼 느껴졌습니다. 양이 많지 않아 도로 등에서는 다 목았지만 그래도 가까이 멀리 있는 뜰이나 산에 내린 눈은 그대로 쌓여 있었습니다. 눈을 보면서 우리 선현(선현)들이 가르쳐준 눈의 여러 가지 덕목을 생각하였습니다. 첫째는 위중(위중)이라 하여 눈은 사람을 신중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눈이 쌓이면 바깥출입이 어려워져 집에 머물게 되면서 명상을 하는 등 행동거지가 신중해진다는 것입니다. 둘째가 위의(위의)라 하여 눈은 사람들 사이에 인정을 더 두텁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눈이 쌓여 바깥출입이 뜸해지면서 서로를 그리워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눈이 쌓이면 세상더러운 것, 사서한 것들을 모두 묻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넷째가 위축(위축)이라 하여 눈은 사람들로 하여금 아끼도 저축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왕래가 끊기는 것을 대바해 땔감이나 먹을 것을 준비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위연(위연)이라 하여 눈은 여인들을 더욱 예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참 재미있는 발상입니다. 눈이 가르쳐주는 이러한 교훈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덕목입니다. 이 가운데 위연을 제외한 네 가지는 축구에도 그대로 적용될 만하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경기 운영에 있어 들뜨지 말고 신중할 것, 선수 간 정을 두텁게 하여 팀위크를 다질 것, 동료의 사소한 실수를 덮고 넘어가는 대범함을 가질 것, 경기를 사전에 철저히 준비할 것 등입니다. 느긋하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 점심 약속 장소인 국립중앙박물관 호숫가에 있는 식당으로 갔습니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는 일본의 전(전) 중의원으로 차기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젊은 정치인 H씨가 한국을 방문하여 함께 점심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화제는 단연 월드컵이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16강에 진출하였음을 축하하며 계속적인 선전을 기원하였습니다. 일본은 크로아티아가 상대방이 브라질이니까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 말하며 일본의 선전을 기원해주었습니다. 통일교 문제 등으로 시끄러운 일본 정치와 경제 상황 등을 듣고서 집으로 돌아오니, 아내가 켜놓은 극동방송에서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전국무총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