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강연회에서 만난 다누리
온라인 강연회에서 만난 다누리
"다누리"는 우리나라가 만들어 달로 보낸 뒤 달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는 탐사선의 이름입니다. '달' 과 '누리다' 를 합성한 이름으로 국민 공모를 거쳐 탄생하였습니다. 2022년 8월5일 발사되어 4개월 이상 항행 끝에 12월 17일 달 궤도에 도착하였습니다. 38만 킬로미터 떨어진 달을 향해 직접 날아가면 2, 3일이면 도착할 수 있지만, 다누리는 우주 한복판을 향하여 160만 킬로미터를 날아갔다가 되돌아와 달 궤도에 진입한 것입니다. 그 항행 거리가 무려 594만 킬로미터에 이릅니다. 이런 엉뚱한(?) 길을 택한 것은, 다누리가 속도를 높이거나 방향을 바꿀 때는 연료가 많이 소모되지만, 그냥 자연스러운 자기 속도로 가눈 것은 연료 소비가 적기 때문입니다,즉 자기 속도로 항행하다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에서 축력기를 작동해 빠르게 속도와 방향을 바꾸어 달을 향하고 절약한 연료는 필요에 따라 속도를 높이거나 궤도 수정 등에 사용할 수 있게끔아껴두는 것입니다. 우주 공간으로 멀리 나갔기 때문에 탑재한 고해상도 카메라로 지구와 달이 우주 공간에 나란히 떠 있는 모습을 촬영하여 보내오기도 하였습니다. 124만 킬로미터나 떨어진 우주에서 촬영한 희귀한 모습의 사진이기 때문에 합성 사진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BTS의 뮤직비디오를 지구로 전송하는 실험도 성공하였습니다. 달 궤도에 도착한 다누리는 처음에는 타원형 궤도를 돌다가 차츰 궤도를 수정하여 12월 29일쯤 100킬로미터 상공에서 원 궤도로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앞으로 1년 동안 달 표면 사진 촬영, 차후 달착륙 후보지 선정, 흙 성분 분석, 자기장 측정, 했볕이 들지 않는 분화구 안의 수분 존제 탐색 등의 임무를 담당합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일곱 번째 달 탐사 국가가 되었습니다. 위 내용은 호암재단이 주최하는 청소년 온라인 강연회에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 심채경 선임연구원이 지난 12월26일 강연 한 '달 탐사와 다누리호' 의 요지로서 청소년들과 함께 제가 새롭게 배운 내용입니다. 강연을 듣는 동안 광활한 우부와 보석처럼 빛나는 푸른 지구, 우주를 개척해나가는 인간의 위대함, 다른 한편 한없이 왜소한 인단 존재 등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강연회는 청소년을 위해 여름과 겨울에 하루 세 강좌씩 사흘 동안 진행하는데, 저도 열심히 듣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프로그램을 주관하며 관리한다는 명목입지만 유익하고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삼성 호암상 시상식 즈음에 청소년을 위한 대면 강연회를 열었던 것을 코비드 19로 인하여 강연회 개최가 어려워지자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전환한 것입니다. 그 덕분에 수강자가 수백 배로 늘어났습니다. 코비드 19가 가져온 긍정적 효과이기도 합니다. 줌이나 유튜브를 통하여 실시간으로 중계되기 때문에 강연 후 학생들과 강연자 사이에 질의 응답도 즉석에서 이루어집니다. 당연히 다양한 질문이 쏟아집니다. 청소년들의 관심사나 고민을 알 기회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초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의 의젓하고 침착한 질문에 깜짝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강사로는 호암상 수상자를 비롯한 국내 저명한 석학들이 나서고, 주제는 청소년들에게 영감을 주너 진로 선택에 도움이 되거나 교양을 넓힐 수 있는 과학, 기술, 문학, 예술, 인문 교양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합니다. 금년 여름에는 호암상과 수학계의 오벨상인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를 강사로 모실 예정입니다. 온라인 강연회에는 개인은 물론 학교 또는 학급 단위로 참여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영원 옥동중은 전 학년 14명이 참여하였는데 조금은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충주 송절중은 교장 선생님의 적극적인 지도하에 전교생이 사흘 내내 전 강의에 참여하였습니다. 전국 삭지에서 학생들을 챙기시는 선생님들의 노력이 고맙고 존경스러웠습니다.(전 국무총리)
조선일보
2023년 1월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