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인

빵도 먹고 음악도 듣던 그 시절 문화명소 만든 名人 신창근 태극당 창업주 별세

중전마님 2021. 4. 12. 14:04

 

 

빵도 먹고 음악도 듣던 그 시절 문화명소 만든 名人                             

신창근 태극당 창업주 별세

67년간 제과점 '태극당'을 이끌어 온 창업주 신창근(93)씨가 12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운영하던 제과점에서 일했던 고인은 광복 직후인 1946년 제과점을 인수하고 서울 중구 장충동 현재 자리에 태극당을 열었다. 장남 신광열 태극당 대표는 "해방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우리나라 태극기를 본떠 태극당이라고 이름 지었다"라며 '과자  중의 과자를 만드는 것이 아버지의 창업 정신이었다'고 말했다. 고인은 품질이 좋은 우유,계란을 공수하기 위해 경기도 남양주에 목장을 짓고 젓소와  닭을 키웠다. 1968년 국내 낙농업 발전을 위해 고민하던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이 농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태극당은 고급 제과와  음악을 동시에 접할 수 있는 장소로 젊은 이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고, '모나카 아이스크림'과 '버터빵'이 태극당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종로와 혜화동 등 서울에 지점 10여개를 내며 197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1970년대 후반, 태극당은 서울 강남에 제빵공장을 세우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품질관리를 최우선으로 삼았던 고인은 프랜차이즈로는 고객의 입맛을 만족시킬수 없다는 판단하에 모든 계획을 접었을 무렵, 후발 주자인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공장에서 찍어낸 새로운 빵을 선보이면서 시장을 장악했다. 태극당은 현재 서울 장충동 매장 한 곳만이 남아 있다. 고인이 67년간 태극당을 운영하며 가장 강조한 것은 '청렴'이었다. 항상 "번 만큼 세금을 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70년대 초 국내에는 없던 영수증 발핼 기계를 일본에서 직접 들여와 손님들에게 영수증을 발급해주시 시작한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조봉여씨와 아들 신광열(태극당 대표), 승열(태극 홀스파크 대표), 충열(미국 아이오와대 교수), 사위 연규호(재미 의사), 유지현(재미 사업), 김응서(서동상사대표), 박윤기(연세대 명예교수),이근현(삼성물산고문), 김광영(미국 브로드컴 이사).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6일 오전9시이다.(오윤희기자)

                                        조선일보2013년7월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