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 세끼 밥 짓는 연기 솟던 굴뚝 이웃 형편 짐작하는 통로 되기도 1991년 어버이 날, 경남 울산의 어느 노부부가 39년간 아궁이에 매일 나무를 때고 있는 사연이 세상에 알려졌다. 6.25 때 잃어버린 네 살 아들이 혹시나 살던 동네를 기억하고 돌아올까 싶어 굴뚝에 연기를 피워 온 것이었다. 집 잃은 아들에게 보내는 어버이의 봉화(봉화) 같은 굴뚝연기가 많은 이들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가정집 굴뚝은 오랜 세월 우리들에게 '연기 배출 통로' 이상의 그 무엇이었다. 추녀 밑 야트막한 굴뚝에서 삼시 세끼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연기는 집안 사정을 담장 바깥으로 알리는 신호였다. 바티칸 교황청의 콘클라베 (교황 선출을 위한 비밀회의) 후 시스티나 성당 굴둑에 피어오르는 흰 연기가 교황 선출을 알리듯, 어느 집..